LG트윈스 투수 김성현(23) 선수가 28일 프로야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조호경)는 이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프로야구 LG트윈스 소속 선수 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선수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김성현 선수로 알려졌다.
김 선수는 제주지역 고교 야구부 선배로 대학야구 선수 출신인 김모(26ㆍ구속)씨를 통해 승부조작 브로커 강모(29)씨 등을 소개받은 뒤, 경기당 300만∼500만원을 받고 수 차례 경기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경기조작 개입 의혹이 있는 LG 트윈스의 또 다른 선수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은 승부조작 수사를 프로야구 전반으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은석 대구지검 2차장 검사는 이와 관련, 브리핑을 통해 "승부조작 재발을 막기 위해 환부를 깔끔하게 도려내겠다는 것이 수사의 기본 원칙"이라면서도 "프로스포츠계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런 기조에 따라 올해 프로야구 시범경기일(3월17일) 이전에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속된 김씨가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과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제3의 인물 개입설도 나오는 등 수사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는 섣불리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 선수 체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프로야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LG트윈스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김 선수의 동료 선수들에 따르면 김 선수는 이날 오전에도 정상적으로 훈련과 연습경기에 참가했다. LG의 한 코치는 "경기 도중 오후 1시쯤 김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백순길 LG 단장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며 "지방에서 올라오는 길에 소식을 들었다. 일단 정확한 사실 파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구단의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는 "오전에 김 선수와 관련된 검찰의 전화를 받았다.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랐는데 충격"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상벌위원회를 열지는 않겠지만 혐의가 있어 검찰에 소환된 선수에 대해서는 출전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조호 KIA 단장은 "(승부조작 혐의가 있는) 다른 구단 선수들이 또 나올까 하는 것이 더 큰 걱정"이라고 말했고, 노재덕 한화 단장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혐의가 드러나면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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