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SNS 를 며칠 동안 뜨겁게 달군 '채선당 임신부 폭행사건'이 진실공방 양상을 띠다가 경찰 수사로 일단 마무리됐다. 임신부의 폭로가 사실과 다른 점이 확인됐고, 종업원과의 싸움 자체도 온 국민이 설왕설래 난리를 피울 정도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처음의 폭로로 채선당은 '임신부인 줄 알면서도 배를 걷어차는 종업원을 둔 식당'으로 매도돼 이미 심각한 피해를 당한 상황이다.
현장 CCTV 분석과 대질심문을 통한 경찰의 수사내용이 발표되자 이번엔 사건을 처음 카페에 써 올린 임신부에 대한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다. 임신부의 폭로 한마디에 채선당을 매도하던 네티즌과, 임신부에게 비난을 퍼붓는 네티즌들이 같은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다. 사실을 확인하려 든다거나 앞뒤 상황을 진단해보려는 생각은 전혀 없고 익명의 그늘에 숨어 맹목적으로 돌을 던지고 화살을 쏘아대는 '어두운 댓글 문화'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인터넷은 다시 '국물녀 사건'으로 시끄럽다. 공공식당에서 뜨거운 국을 들고 돌아서던 사람이 물을 가지러 온 아이와 부딪혀 아이가 화상을 입었는데, 아이 부모가 인터넷에 사연을 올리면서 다시 네티즌들의 반응이 들끓었다. 다행히 그 사람이 경찰에 자진 출두해 상황을 설명한 모양이다. 일방적인 매도나 인신공격 행위가 채 일어나기 전이어서 양측의 주장이 실린 인터넷 상에는 잘잘못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두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채선당 사건처럼 거두절미한 한마디의 말, 순간의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실어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드러내고 동조자들을 규합하는 일들이 일반화한 사회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글과 영상을 올리는 쪽은 물론 동조 혹은 반대하는 쪽에서도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건 당사자인 임신부는 "다른 임신부들이 내 의견에 공감하리라 생각해 글을 올렸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후회했다고 한다. 더욱 반성해야 할 쪽은 진상도 알아보려 하지 않고 몰려다녔던 수많은 네티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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