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인구대국 인도가 올 7월 런던 올림픽 불참을 선언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인도 올림픽조직위원회(IOA)는 그동안 수차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공문을 보내 런던올림픽의 공식후원사인 다국적 화학기업 다우케미칼과의 후원계약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 CNN은 28일(한국시간) IOC는 그러나 이에 응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은 IOA에 보낸 서한을 통해 "1984년 인도의 보팔 대참사를 잘 알고 있다"며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으나 "당시 사고는 미국의 유니언 카보이드사가 일으킨 재앙이지 이를 인수한 다우케미칼측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옹호했다. 로게 위원장은 이어 89년 인도 대법원이 사고를 일으킨 유니언 카보이드사에게 4억7,000만달러(약5,280억) 배상판결을 내린 점을 환기시켰다.
하지만 유족들은 여전히 "윤리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다우케미칼측에서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팔 대참사는 세계적인 화학기업 유니언 카보이드가 인체에 치명적인 가스누출 사고를 일으켜 당시 인도인 4,0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세계 최악의 산업재해로 꼽히고 있다.
인도의 시민단체들도 최근 영국 체육장관 집무실 앞에서 런던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다우케미칼이 선정된 데 항의하며 죽음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다우케미칼은 2001년 유니언 카보이드사를 인수한 기업일 뿐이다'라는 IOC의 논리를 반박하며 "가스누출 후유증으로 4만5,000여명의 보팔시 주변 사람들이 지금도 각종 암과 치료가 불가능한 신장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대표들은 영국 정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다우케미칼을 올림픽 후원기업에서 빼달라는 2만1,000명의 사인이 담긴 청원서를 건넸다. 이들은 또 인도 정부에 대해서도 IOC가 다우케미칼과 올림픽 후원계약을 유지하면 올림픽 참가를 철회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한편 다우케미칼은 런던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을 친환경 직물 336개(개당 가로2.5mㆍ세로 25m)로 완전히 에워쌀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케미칼측은 그러나 이같은 인도인의 정서를 고려한 듯 경기장을 휘감을 직물에 자사의 로고와 이름을 새겨 넣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