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 많은 축구 인생을'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이동국(33ㆍ전북)의 꿈이다. 그 무대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겨냥하고 있다. 이동국의 마지막 도전은 29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FIFA 랭킹 96위)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최종전에서 시작된다. 3승1무1패(승점 10ㆍ골 득실 +8)로 레바논에 골 득실에서 앞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이번 쿠웨이트(2승2무1패ㆍ승점8)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보, 최종예선 진출권을 얻는다.
최 감독은 28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반전 분위기가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쿠웨이트전은 결국 선제골 싸움이 될 것"이라며 승리의 필수조건으로 선제골을 꼽았다. 최감독은 "지지 않는 경기에 초점을 맞출 생각은 없다"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천명했다.
6년 만에 대표팀 주포의 입지를 회복한 이동국에겐 명예회복의 기회다. 이동국은 지난 2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 경기(4-2)에서 두 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컨디션을 확인시켰다. 이동국의 파트너로는 박주영(27ㆍ아스널)이 나선다.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고 지난 27일 오후에야 대표팀에 합류, 훈련 시간이 부족하지만 최강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믿음은 굳건해 보인다.
최 감독은 28일 오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실시한 비공개 훈련에서 이동국과 박주영, 김두현(경찰청)을 축으로 한 공격 전술을 집중적으로 다듬었다. 쿠웨이트를 상대로 이동국이 최전방에 서고 투 스트라이커 파트너인 박주영이 뒤를 받치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김두현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2선에서 돌파구를 뚫는다.
최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지키려고 하면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에게 압박을 높이려고 한다"고 공격에 무게를 둔 전술 구사를 암시했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 누구를 투입하더라도 제 몫을 해낼 것"이라며 공격력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동국과 박주영은 '쿠웨이트 킬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동국은 쿠웨이트만 만나면 득점포가 펑펑 터졌다. 2004년 7월 중국 지난에서 열린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경기(4-0)에서 두 골을 터트렸다. 2005년 2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 월드컵 최종 예선전(2-0)에서는 선제 결승골을 기록했다. 같은 해 6월 열린 쿠웨이트 원정 경기(4-0)는 박주영과 이동국이 나란히 득점포를 작렬한 마지막 A매치다. 박주영이 그림 같은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고, 이동국은 박주영이 유도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주영은 지난해 9월 쿠웨이트와의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2차전(1-1)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쿠웨이트 킬러'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동국과 박주영은 정확히 2006년 3월 1일 상암벌에서 열린 앙골라와의 친선 경기에서 결승골을 합작하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22분 이동국이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흘려준 볼을 박주영이 왼발로 마무리했다. 이후 대표팀에서 운명이 엇갈려온 이동국과 박주영이 6년 만에 골 세리머니를 함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주=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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