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7일 발표한 21명의 1차 공천자 명단에서 단수 후보지의 현역 의원 탈락자는 없었다. 단수 후보지의 현역 의원 16명 중 15명이 무난히 공천을 받았다. 이날 발표에서 제외된 현역 의원은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된 이혜훈(서울 서초갑) 의원이 유일했다. 민주통합당과 마찬가지로 "감동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안상수(경기 과천ㆍ의왕) 전 대표와 친박계 허태열(부산 북ㆍ강서을) 의원 등은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공천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
이날 1차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이명박 정권의 '2인자'로 불린 이재오(서울 은평을) 전 특임장관이 포함된 점이다. 이 전 장관은 18대 공천 당시 친박계로부터 '공천 학살'의 배후 인물이란 비판을 받은 적이 있어서 그의 공천 여부는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 구성 전부터 최대 관심사였다.
그러나 야성(野性)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은평을에서 그를 대신할 인물이 없다는 '대안 부재론'과 친이계 좌장인 그를 배제할 경우 당내 분열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전 장관과 함께 전재희(경기 광명을) 차명진(경기 부천 소사) 윤진식(충북 충주) 의원 등 친이계 4명이 모두 공천을 받았다.
친박계에선 단수 후보 신청자 9명 중 이혜훈 의원을 제외한 8명이 공천을 받아 친박계 의원들이 주류이자 '실세'임을 확인시켰다. 서울의 김선동(도봉을) 의원과 부산의 서병수(해운대ㆍ기장갑) 김세연(금정) 의원, 인천의 윤상현(남구을) 이학재(서구ㆍ강화갑) 이상권(계양을) 의원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유정복(경기 김포) 김호연(충남 천안을) 의원도 공천을 받았다. 비례대표로 광주 서구을에 도전장을 낸 친박계 이정현 의원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때문에 단수 후보지 공천이 "계파 나눠먹기가 아니냐"는 비판론과 함께 새누리당이 공언했던 '현역 의원 50% 물갈이'가 허언(虛言)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발표로 현역 의원 단수 신청 지역 중에선 서초갑과 뒤늦게 단수 지역에 추가된 울산 남을(김기현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공천이 완료됐다.
당 공천위는 또 서울 강남권 벨트 6곳을 포함한 전략공천 지역 22곳을 확정했다. 서울에선 조윤선 의원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공천을 신청한 종로와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의 지역구인 서초을 등 서초ㆍ강남ㆍ송파 6개 지역구가 예상대로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됐다. 최병국(울산 남구갑) 의원 선거구도 전략 지역으로 지정됐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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