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미국의 억만장자 워런 버핏(81)의 후계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버핏이 25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자신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가 후임으로 뽑은 인물을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그는 서한에서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관리 능력이나 인간적인 면에서 이사회의 칭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 인물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애지트 제인(60) 버크셔 재보험 회장, 그레고리 아벨(49) 미드아메리칸 회장, 매튜 로즈(52) 벌링턴 노턴 CEO, 토니 니슬리(68) 가이코 보험 CEO 등 4명을 유력한 후계자 물망에 올렸다. 제인 회장은 보험분야 경영에 대해 버핏으로부터 큰 신임을 얻고 있다. 버핏은 그가 1985년 걸음마를 시작한 보험 비즈니스를 340억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키웠고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핏은 지난해 초 인도를 방문했을 때 후계 구도에 대한 질문에 "제인 회장은 내 자리를 탐내지는 않지만, 이사회도 그라면 환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벨 회장도 버핏이 "대단한 관리자"라고 부를 정도로 버크셔의 유틸리티부문에서 일종의 '드림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철도사업을 이끄는 로즈는 버핏이 2010년 미국 제2의 철도회사를 264억달러에 사들이면서 버핏 그룹에 합류했다. 지난해 미국 잡지 배니티 페어가 그를 버핏의 후계자 4인방에 올리기도 했다. 니슬리 회장은 수십년을 버크셔에서 일해왔으며 업무에 가장 정통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니슬리가 버크셔의 문화를 잘 알고 있다는 측면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버핏은 작년 말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장남 하워드가 버크셔에서 훌륭한 '문화 수호자'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이번에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선 "내가 죽은 뒤 내 가족은 경영에 관여하지는 않은 것이다. 다만 든든한 주주로서 새 경영자를 물색하고 선정하는 것을 도울 것이다"고 말했다. 장남의 역할에 대해선 선을 그은 셈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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