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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우 전 백악관 차관보 국내 빈소 조문 줄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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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우 전 백악관 차관보 국내 빈소 조문 줄 이어

입력
2012.02.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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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를 극복하고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백악관 차관보를 지낸 고 강영우 박사의 분향소가 국내에도 마련돼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세대는 동문인 강 박사(교육학과 68학번)가 별세하자 25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26일 분향소를 찾은 정갑영 총장은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언어ㆍ문화가 다른 외국에서 고위직에 올라 학생들의 표상이 된 분이 돌아가셔서 굉장히 가슴이 아파 분향소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2005년 교무처장일 때 학교를 방문한 강 박사가 역경을 극복한 인생사를 주제로 특강을 열어 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줬고, 지난해에 다시 방문했을 때는 '장애인 학생을 위해 써 달라'며 저서인 등의 인세 1,000만원을 기부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강 박사의 대학 시절 독서 동아리 '자유교양' 2년 후배인 김영(59) 인하대 교육대학원장 등이 분향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자유교양'은 지성인으로서 고전을 읽고 교양을 넓히자는 취지로 강 박사가 친구들과 68년 만들었다. 지금도 재학생 40여명을 보유한 학교 중앙동아리로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김 원장은 "사서삼경 등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학교 앞 강 박사의 자취방에서 밤 늦게까지 토론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자유교양 회원인 김병하(24)씨는 "40여년 전 창립 때처럼 역사ㆍ철학 등 인문서적을 한 달에 한 권꼴로 읽고 토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박사의 대학 선배인 이동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일본 출장 중 부고를 접하고 이날 귀국하자마자 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2007년 자랑스러운연세인상 공동 수상 후 '내가 이 상을 받아야 할지…'라며 겸손해 했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3월 초 예정된 미국 출장 때 시간을 내 병문안을 가려 했는데 경각을 다툴 정도로 위독해 이렇게 일찍 돌아가실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고인의 대학 후배인 정진호 경쟁력평가원장은 "1986년 미국 신시내티대조교수로 있을 때 강 박사의 부탁으로 고등학생인 두 아들에게 수학을 지도하러 집을 방문했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 강 박사 주도 하에 아들과 중세 성곽 모형을 조립하고 있었다"며 "정말 의지가 강했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이 밖에도 주말 이틀간 송자 전 연세대 총장,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국내에서 일반인의 조문은 27일 오전 10시까지 1층 영결식장에서 가능하다. 장례식은 다음 달 4일 미국 워싱턴 현지에서 치러진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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