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ㆍ중ㆍ고교생의 비만율이 갈수록 늘어 14.3%에 이르고, 10명 가운데 6명 가량은 시력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와 운동 부족,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의 일상화가 원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743개 초ㆍ중ㆍ고교생 18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20년 전 144.36㎝였던 초등 6학년 남학생의 평균 키는 6.04㎝ 커져 2011년 150.40㎝가 됐고, 평균 52.72㎏이었던 중3 남학생의 몸무게도 지난해 61.57㎏으로 8.85㎏ 늘어나는 등 학생들의 체격은 커졌다. 하지만 증가폭은 갈수록 둔화하고 있다. 초등 6학년 여학생(151.12㎝)과 중3 여학생(159.45㎝)은 오히려 전년보다 평균 0.04㎝, 0.10㎝ 줄었다.
비만 학생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체 학생 중 비만인 비율은 2007년 11.56%, 2008년 11.24%, 2009년 13.17%, 2010년 14.25%, 2011년 14.30%로 높아졌고, 고도비만율도 2007년 0.83%, 2009년 1.08%, 2010년 1.25%, 2011년 1.26%으로 늘었다. 신장별 표준 체중과 비교해 체중이 20% 이상 초과하면 비만으로 분류되며 50% 이상이면 고도 비만이다.
그러나 여고생은 저체중 비율이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6.11%였던 저체중 학생 비율은 지난해 4.57%로 줄었으나 고3 여학생에서는 7.97%나 됐다. 정상 체중임에도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여겨 다이어트에 집착, 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이다. 고교 여학생의 빈혈 비율은 15.18%인데 이 역시 다이어트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학생들의 눈도 계속 나빠져 좌우 한쪽이라도 맨눈 시력이 0.7 이하이거나 안경을 쓴 '시력 이상' 비율은 57.57%로 처음 50%를 넘어섰다. 시력 이상 비율은 2001년 39.53%에서 매년 증가했다.
건강과 관련된 학생들의 생활습관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 학생은 초등 57.71%, 중 64.39%, 고 66.32%로 전년보다 3∼4%포인트씩 올랐다. 특히 고교 남학생은 67.96%로 패스트푸드 섭취율이 가장 높은 반면 매일 채소를 섭취하는 비율은 24.23%로 가장 낮았다.
교육당국은 주3회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비율은 초등 51.72%, 중 31.56%, 고 22.08%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고교생의 43.24%가 하루 6시간도 잠을 자지 못했다.
최근 1년간 따돌림을 경험한 학생은 초등 6.06%, 중 5.84%, 고 2.48%로 중학생만 전년(5.26%)보다 늘었다. 현금을 갈취 당한 경험이 있는 초등생도 2.17%로 전년(2.07%)보다 증가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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