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달성보 하류의 세굴(洗堀)현상 유무를 살피던 조사단이 그제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폭언과 위협을 당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야당 의원과 교수, 환경운동연합 회원 등이 타고 있던 소형 보트를 커다란 예인선이 수 차례 들이받기까지 한 모양이다(한국일보 24일자 1면 보도).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고의적인 충돌이 아니라 사고였으며 폭언과 위협은 일종의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납득하기 어렵다.
조사단 참가자들과 한수원 관계자, 현장 기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달성보 하류 쪽에서 공사업체의 대형 예인선이 조사단 보트로 다가와 부딪힌 뒤 수십㎙ 가량 밀고 간 것은 확실하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몸싸움까지 벌어진 것도 확인됐는데, 육지도 아닌 흐르는 물 위에서 이만한 행동을 했다면 이유야 어떻든 묵과할 수 없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철저한 조사를 거쳐 잘못된 행위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야당과 환경단체,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는 세굴현상에 대한 공정하고 정확한 조사도 이와 별도로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낙동강에 건설된 8개의 인공보는 무리한 공사로 인해 일부에서 강바닥이나 강둑이 심하게 깎여나가 자칫 인공보가 붕괴될 위험도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 조사단은 12일 함안보 바로 아래에서 심각한 세굴현상이 확인됐다고 발표했으며, 달성보 역시 위험한 상황이라는 제보가 잇따르자 이번에 현장조사에 나서게 됐다.
국토해양부가 민관합동 특별점검단을 구성해 세굴현상 등을 조사한다고 밝혔으나 야당과 환경단체는 공정성을 믿을 수 없다며 자체 조사단을 꾸렸다. 이러니 이번과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게 됐으며 앞으로도 그럴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야당과 환경단체 중심의 조사단이 지적하는 내용 가운데는 국민들이 수긍하는 대목이 적지 않다. 정부는 그들의 주장을 묵살하며 미비점을 발굴해 보완하고 있다고 말만 할 일이 아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점검조사단을 제대로 구성해 사실을 확인하면 의혹도 사라지고 충돌도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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