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승균(38∙전주 KCC)의 별명은 '소리 없이 강한 남자'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수비와 궂은 일에 치중한 탓에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기록보다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다. 그래서 모든 감독들이 추승균을 서로 데려가고 싶어했을 정도다.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불렸지만 수비 하나로 선수 생활을 오래 이어갈 수는 없다. 추승균은 정교한 중거리 슛 능력을 갖췄고, 동료를 활용해 공격을 풀어가는 센스도 겸비했다. 자기 관리도 철저해 큰 부상 없이 15년간 코트를 누빌 수 있었다.
추승균이 마침내 프로농구 사상 두 번째로 정규경기 통산 1만점을 달성했다. 추승균은 2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홈 경기에서 12점을 추가해 대기록을 세웠다. 1997~98시즌 KCC 전신인 대전 현대에 입단해 15시즌간 꾸준한 활약을 펼친 그는 763경기 만에 1만점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1만점을 첫 번째로 기록한 선수는 서장훈(LG)으로 KCC 시절인 2008년 11월19일 LG전에서 1만점을 넣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만점에 10점을 남겨둔 추승균은 경기 시작 1분30초 만에 3점슛을 터뜨린 뒤 자유투 2개를 더해 5점을 올렸다. 2쿼터 들어서도 3점슛 한 개를 추가했고, 쿼터 종료 2분7초를 남기고 깨끗한 중거리 슛으로 1만점을 채웠다.
홀가분하게 기록 달성에 성공한 추승균은 후반 들어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다. 추승균의 기록 달성을 축하하듯 자밀 왓킨스(23점 11리바운드)와 하승진(15점 9리바운드)이 활약해 KCC의 101-83 완승을 이끌었다.
KCC는 3연승을 달려 시즌 29승23패로 4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SK는 18승34패를 기록, 9위로 떨어졌다.
고양에서는 오리온스가 원주 동부를 91-68로 가볍게 물리쳤다. 외국인 선수 크리스 윌리엄스는 18점 11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올 시즌 개인 2호이자 통산 8호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신인 최진수는 23점 5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시즌 첫 3연승을 달린 오리온스는 20승(32패) 고지를 밟아 공동 7위로 올라섰다. 최고 승률인 8할 달성에 1승을 남겨둔 동부는 이날 패배로 기록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동부의 시즌 성적은 43승9패.
울산 모비스는 홈 경기에서 함지훈(15점 7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부산 KT를 75-59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27승25패를 기록한 5위 모비스는 6위 인천 전자랜드와의 격차를 1경기로 벌렸다. 4연패에 빠진 3위 KT는 30승22패로 4위 전주 KCC에 1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고양=김지섭 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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