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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내하도급 정규직화가 좋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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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내하도급 정규직화가 좋긴 한데

입력
2012.02.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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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근로자로 근무하다 해고된 최병승씨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소송 재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은 불법 파견이고, 따라서 2년 이상 파견으로 일했으면 원청업체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내하청 근로자들의 정규직화를 사실상 인정한 판결의 파장은 작지 않다. 당장 현대차는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 근무형태가 유사한 다른 업종에서의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법원의 판단은 사내하청 자체를 문제 삼은 게 아니라 법에 충실했다. 원청업체가 노무지휘를 하는 사실상 파견인 사내하청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이번 판결로 최소 100만 명의 제조업 사내하청 근로자들도 정규직이 되는 길이 열렸다. 노동계의 핵심 쟁점인 비정규직을 줄여 고용불안과 임금 차별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문제는 현실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사내하청 근로자는 무려 32만6,000명으로 전체의 24.6%, 조선업의 경우 61.3%나 된다. 산업현장의 혼란과 고용대란, 고용의 경직성이 초래할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내하청과 근로자 파견제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제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산업구조상, 인력의 효율적 운영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무작정 한쪽으로만 몰아붙이다가는 모두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은 과감하게 직접 고용을 늘리고, 노조는 이기주의를 버리고, 정부는 제도를 정비하는 등 양보와 지혜를 발휘해 고용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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