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4ㆍ11 총선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ㆍ경남 지역에 친노그룹 핵심 인사들을 대거 전진 배치했다. 제2의 노풍(盧風)을 불러일으켜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민주통합당은 2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영남권 중 공천 확정 지역 40곳과 경선 지역 10곳 등 1차 공천자를 발표했다.
부산 지역에서 공천장을 받은 12명은 전원이 친노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문재인(사상) 상임고문과 문성근(북ㆍ강서을) 최고위원, 김영춘(부산진갑) 전 의원, 김정길(부산진을)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무난히 공천을 따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해성(중ㆍ동)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재호(남을) 전 정무비서관 등도 공천자 명단에 올랐다.
경남에서도 송인배(양산)ㆍ김성진(마산갑)ㆍ하귀남(마산을)ㆍ조수정(사천) 후보 등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자들이 공천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에선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과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의 경선을 통해 출마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민주통합당의 불모지로 여겨지던 대구ㆍ경북 지역에서도 상당수 공천자가 확정됐다. 대구의 경우 경기 군포를 떠나 수성갑에 둥지를 튼 김부겸 최고위원을 비롯해 전체 12곳 가운데 9곳의 후보가 확정됐고 1곳은 경선을 치르게 됐다. 경북도 15곳 중 10곳의 후보가 결정됐다. 영남권 공천 신청자가 늘면서 대구(1곳) 울산(2곳) 경남(7곳) 등에서는 자체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은 "당이 공천자 확정 과정에서 영남 지역을 가장 먼저 발표한 것은 처음"이라며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야권연대 협상을 감안한 대목도 눈에 띈다. 부산에서 단수 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던 영도, 해운대ㆍ기장갑, 해운대ㆍ기장을 등 3곳의 공천을 미룬 게 단적인 예다. 울산에선 3곳의 공천자를 확정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부산ㆍ울산에서 5~6곳을 전략 지역으로 선정하고, 경남 17곳 전역에서 통합 경선을 치르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와 함께 민주통합당은 이날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한반도재단 이사장을 첫 전략공천자로 발표했다. 인 이사장은 남편의 지역구였던 서울 도봉갑 후보로 확정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남편의 정신과 뜻을 이어서 두 몫의 삶을 살고자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 들어 후퇴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소외된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백만 통합진보당 도봉갑 예비후보는 "도봉갑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야권연대의 시금석"이라면서 "인 이사장에게 연대를 위한 통 큰 정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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