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 과학 기술은 꿈을 실현시켜 주는 한편, 발전된 지식과 기술을 통해 또 다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하여 줌으로써 인류가 끊임없이 발전하는 원동력을 제공해 왔다.
한때는 교양 있는 귀족들의 후원을 받아 지적 호기심을 풀어주는 문화 영역이었던 과학기술이,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산업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발전했고, 경제적 번영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지난 반세기 만에 국민소득 60달러의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우수 인재들이 이공계로 진출해서 과학기술을 통해 산업발전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제 과학기술은 단순한 산업 발전 보조 도구가 아니라 국가의 발전과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경제적 풍요는 물론이고, 자연과 함께 발전하는 건강하고 편리한 세상이며 이를 실현하는 열쇠를 과학기술이 쥐고 있음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과학기술은 더 이상 특수한 일부 사람들만 알면 되는 전문 학문 영역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매일 만나고 누구나 새롭게 익혀야 하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교, 사회, 문화, 국방 등 국정 전반에 걸쳐 과학기술이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미래 사회를 예측할 때 제시되는 메가 트렌드인 환경자원 문제, 지식 기반 사회, 글로벌 화, 인구 구조 변화, 지구 온난화, 인수 공통 전염병 등 새로운 질병, 정보 통신과 생명공학 위주에서 융합기술로의 기술 진보 등에 대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과학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그 뿐 아니라 중국 등 신흥 강국 등장, 인접 국가와의 갈등과 안보 이슈, 아열대 기후로의 변화, FTA 확대에 따른 무역 규모 확대 등 우리나라의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과학기술이 필요하다. 특별한 부존 자원이 없고 고령화 사회에 조기 진입한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기술 역량이 곧 국가 경쟁력일 수 밖에 없으며, 최근에 발생한 원전 안전문제, 인수 공통 전염병, 해킹 등 정보 보안 문제 등에서 보듯 과학기술 한 분야의 지엽적인 문제가 우리 국민 생활과 국정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처럼 과학기술은 이미 국정 운영의 핵심 축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예산 중 과학기술 전문성이 요구되는 예산은 100조원 이상으로 국가 전체 예산의 3분의 1 이상의 규모이다. 그에 비해 18대 국회의원 중 자연계 대학 출신 의원은 28명, 의대 약대를 제외한 순수 이공계 대학 출신은 16명으로 총의원수 299명의 5.3%에 불과하다. 이공계 출신이 아닌 국회의원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과학기술 분야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표하고 있고,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나, 과학기술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검토가 되거나 효율적인 예산 심의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계 현장에서는 그 동안 과학기술계가 국회 등 정치권과의 소통에 너무 무관심했다는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과학기술계가 충분히 의견을 전달하지 못했기에 과학정책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어렵게 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는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을 많이 진출시켜보자는 자발적인 서명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부디 이번에는 많은 이공계 출신 후보자 들이 각 당에서 공천을 받고, 이들 후보자 중 많은 국회의원들이 뽑혀서 19대 국회에서는 과학기술 분야의 중요한 이슈에 대해 충분한 의견들이 제시 되고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신용현ㆍ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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