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 "재판관 공석은 위헌적 사태"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22일 여야 정치 대립으로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밝히고, 조속한 재판관 선출 절차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식서한을 국회의장실에 전달했다. 헌법재판관 공석상태에 대해 헌재가 국회에 공식 의견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헌재소장은 "헌법에서 헌법재판소는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되 그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국회의 헌법상 권한인 동시에 의무이며 국민에 대한 책무"라며 "재판관 1인의 공석 상태가 7개월이 넘었고, 현재 공석상태를 조기에 해소하려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어 헌법재판소로서는 재판관 공석이라는 위헌적 상태의 장기화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서한을 보낸 이유를 밝혔다. '재판관 8인 체제'로 헌재가 운영되고 있는 것을 '위헌적 상태'라고 표현함으로써 국회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헌재는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7월8일 퇴임한 이후 8개월째 '8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앞서 민주통합당이 조용환(53·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를 후보자로 추천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 선출안이 상정됐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