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보다 싸고, 유니클로보다 트렌디하다"
국내 의류업계 1위 제일모직이 해외SPA브랜드의 공세에 맞서 토종SPA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를 출시했다. 기존 국내 젊은 층 의류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일본의 유니클로,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H&M 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제일모직은 21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에잇세컨즈' 1호 매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매출 600억원을 목표로 2015년엔 매출 4,000억, 2020년에는 세계 300개 매장에서 1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SPA란 디자인부터 생산, 유통, 판매까지 일괄하는 의류업체를 말한다. 기존 의류업체들이 생산은 OEM, 판매는 백화점 등에 맡기는 것과 달리 SPA는 직접 만들어 자기매장에서 판매한다. 과정이 일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생산이 빠르고 재고가 적으며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SPA시장은 올해 2조원, 2015년이면 5조원에 이를 만큼 급성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해외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국내 패션산업의 평균 성장률이 3.9% 정도인 데 비해, 해외 SPA브랜드의 평균 성장률은 무려 56%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도 SPA시장에 뛰어든 것. 이번 '에잇세컨즈'브랜드 출시는 해외시장 진출을 겨냥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직접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박철규 제일모직 상무는 "에잇세컨즈는 자라보다 가격이 30% 이상 싸고, 유니클로보다 휠씬 트렌디한 제품들로 구성됐다. 5년 안에 유니클로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 해외 70여개의 협력업체를 통해 제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에잇세컨즈'는 ▦여성재킷이 7만9,000원~14만9,000원대 ▦바지가 2만9,900원~8만9,900원대 ▦티셔츠가 1만9,900원~3만9,900원대에서 출시된다. 또 트렌드에 맞춘 제품 조기 출시를 위해 '스팟 생산 시스템'을 구축, 기획부터 판매까지 일주일만에 가능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23일 오픈 예정인 '에잇세컨즈' 1호점은 5층(1,390㎡) 규모의 초대형 매장으로, 바로 인근에 자라와 포에버21 등이 자리잡고 있다. 제일모직으로선 자라와 정면 승부를 택한 것. 24일에는 명동 2호점이 오픈하며 신촌, 신도림, 영등포 등에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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