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이슬람 경전 쿠란을 불태운 사실이 알려지며 현지 주민들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아프간 치안을 담당하는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존 앨런(미 해병대 대장) 사령관은 21일 “쿠란을 부적절하게 소각한 사건과 관련해 아프간 정부와 국민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사건의 조사를 지시했고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일은 고의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수도 카불에서 60㎞ 떨어진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서 일하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 이 기지 관계자가 소각한 종교 관련 물품 중에 쿠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기지 안에서 불 탄 쿠란 조각을 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누가 어떤 의도에서 태웠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2,000여명의 시위대가 기지 앞으로 몰려 NATO군에 거세게 항의했고 일부는 새총을 발사하거나 화염병을 투척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카불에서도 수백명이 모여 현지 경찰과 대치했다.
신실한 이슬람 국가인 아프간에서는 종교모독 행위에 최고 사형을 선고하는데, 지난해 4월 미국 플로리다의 한 목사가 쿠란을 불태운 사건 직후 격렬한 항의 시위가 발생해 18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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