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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분리' 새농협 출범 불씨안고 급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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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분리' 새농협 출범 불씨안고 급가속

입력
2012.02.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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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일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부문으로 분리되는 새 농협 출범작업(일명 신경분리)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농협 이사회가 그 동안 정부와 갈등을 빚어 온 현물출자액과 출자대상에 대한 정부의 타협안 수용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물출자 대상이 될 정부소유 주식에 대해 여전히 견해차가 크고 낙하산 인사 논란도 분분해 뒤숭숭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20일 정부와 농협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농협에 대한 현물출자 규모를 2조원에서 1조원으로 줄이는 대신 농협이 농업금융채권 발행액수를 3조원에서 4조원으로 늘리고 5년간 이자를 예산으로 전액보전해주는 타협안을 결정했다. 농협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 안건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수용안에는 특히 그간 정부와 농협이 이견을 보였던 출자 대상과 현물주식 성격에 대해서도 '정부가 금융지주사에 1조원을 현물 출자하되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 저율배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 동안 정부는 경제사업을 강화하는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는 금융지주를 지원하겠다는 원칙과 출자금 회수를 위해 금융지주사에 보통주로 출자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반면 농협은 관치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정부가 농협중앙회에 의결권 없는 주식으로 1~2%로 저율배당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결국 정부는 금융지주사에 보통주 출자를 통해 얻게 될 경영 감시ㆍ감독권을 양보하는 대신 현물투자 부담을 1조원 경감하는 실리를 얻었다. 반면 농협은 출자금 1조원이 줄어드는 부담을 떠안는 대가로 금융지주 독립권 강화라는 명분을 얻었고, 더불어 정부출자금에 대한 배당금 부담을 줄이는 실리도 챙겼다.

21일 일반 기업의 주주총회격인 대의원 총회에서 과반 참석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새 농협 출범의 큰 걸림돌을 해결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난관은 남아있다. 우선 출자주식 종류가 불씨로 남아 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농협 안팎에서는 정부보유 한국도로공사 주식이 유력한 현물출자 종목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농협 측은 "배당률이 낮아 시장에서 제대로 유통도 안 될 도로공사 주식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은 유동화가 손쉬운 산은지주와 기업은행 주식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정책금융공사가 보유한 산은지주와 기업은행 주식 등 유동화 가능한 주식을 농협에 출자할 경우 정책금융기능 약화가 우려된다며 도로공사 주식 출자를 고수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낙하산 인사' 논란 주인공으로 떠오른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 문제다. 16, 17일 농협금융지주 대표 인선을 위한 특별인사추천위에서 권 부위원장이 후보로 추천됐다는 이야기가 나돌자 전국금융산업노조는 17일 "금융권 임원이 노쇠한 관료들의 노후대책 자리인 것처럼 여기는 정부의 행태가 개탄스럽다"며 맹비난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권 부위원장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로 지목된 인물일 뿐 아니라 강남 아파트 사고팔기로 재산을 증식해 부동산 투기의혹도 받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었다"며 권 부위원장 비판에 가세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인사추천위원회는 이날 경제대표에 김수공 전 농협 상무, 전무이사에 윤종일 농촌사랑지도자 연수원장, 상호금융대표에 최종현 현 농협상무, 조합감사위원장에 이부근 현 농협상호금융설립단 상무를 내정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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