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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점 이후에도 러 학자 "독도=한국땅"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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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점 이후에도 러 학자 "독도=한국땅" 인정

입력
2012.02.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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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동방학자가 1910년 일제의 강점 이후에도 독도가 한국의 고유영토임을 인정한 저서가 출간 100년 만에 한국어로 번역돼 나왔다. 동북아역사재단은 1912년 러시아 동방학연구소의 연간잡지 통권으로 나온 동방학자 H B 뀨네르(1877~1955)의 <한국개관> 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한국개관> 은 20세기 초 한국의 지리, 인구, 경제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담은 책으로, 특히 울릉도와 독도의 지리적 중요성, 1900년 전후 울릉도 거주민의 인구 변동 추이, 1880년대 울릉도 영유권을 유지하려는 조선의 노력 등을 실었다. 뀨네르는 독도가 바위가 아닌 섬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 울릉도의 부속도서로 포함시켰다. 또 "심하게 굴곡진 독도의 연안에는 어선들이 선착하기에 편리한 장소들이 많다. 독도 인근에는 해마가 많이 살고 있으며, 다양한 해산물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면서 독도의 어업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일제 강점 이후 출간된 책에서 제3국의 학자가 한국의 독도영유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더구나 뀨네르는 일본 지리학자 다부치 도미히코가 1905년에 펴낸 <한국신지리> 를 참조해 독도 관련 내용을 기술했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일본학자도 독도를 한국영토로 인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해제를 쓴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당시 뀨네르를 비롯해 다수의 동방학 전문가가 집필에 참여했고, 전례 없이 잡지 통권으로 발간됐다"며 "이 잡지가 러시아 정부가 운영하는 과학아카데미 산하 연구소에서 출간된 점을 미뤄 책 내용(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러시아 정부가 인정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뀨네르는 서문에서 "일본인이 한국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조명하는 것"라고 집필 목적을 밝혔다. 이어 "일본인들이 한국의 전반적 특징을 묘사하는 경우에 선입견이 더욱 심하다"며 일본이 자국 이익에 입각해 한국을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책을 번역한 김종헌 고려대 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책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를 언급하는 것도 일본의 일방적 태도를 비판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국개관> 에는 한국과 중국의 간도 분쟁에 관해서도 서술돼 있다. 김종헌 교수는 "당시 러시아에서 간도의 중국어 명칭인 '난간'이 일반적으로 사용됐지만 뀨네르는 이 책에서 한국어 명칭인 '잔다오'(간도의 중국어 발음)와 '난간'을 번갈아 사용하는 등 제3국 학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나온 <한국개관> 1부는 한국의 지리를 소개한 내용이며, 경제를 다룬 2부는 조만간 출간될 예정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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