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세네갈에서 대통령의 나이가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AP통신은 3선을 노리는 압둘라예 와데 대통령이 나이를 속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와데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1926년 5월 29일 태어나 올해 나이가 만 86세다. 하지만 그의 출생증명서는 생 루이의 문서고에 보관돼 있으며 주요 연구기관장조차 열람이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접근이 통제돼있다. 이에 야당은 그의 실제 나이가 90세에 가까우며 임기 중 사망하면 정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셰이크 밤바 디에예 생 루이 시장은 “그가 죽지는 않은 채 건강 악화로 국가운영 능력을 잃고 누군가가 그의 권력을 장악하려고 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와데 대통령은 3선에 성공한 뒤 대통령직을 아들인 카림 와데(44) 국토부 장관에게 세습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야당은 “1960년 독립 이전 세네갈 농촌에서는 아이들을 학교에 취학시키기 전에 집안 일을 오래 돕게 하기 위해 나이를 낮춰 기록하는 관행이 있었다”며 와데 대통령 역시 공식 문서에 출생시기를 늦춰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와데 대통령은 어렸을 때 세네갈에서 성인으로 추앙 받은 셰이크 아마두 밤바의 말을 따라다니곤 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는데, 무스타파 니아세 전 총리는 “밤바가 1927년 사망한 점을 감안하면 와데 대통령이 그의 말을 쫓아다녔을 시기는 최소 네 살은 됐을 것”이라면서 그 경우 그의 나이가 90세에 가까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와데 대통령은 “나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여전히 국민에게 복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나이 논란을 일축했다.
세네갈에서는 19일 와데 대통령의 3선 출마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등 대선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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