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새 대통령에 옛 동독에서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요아힘 가우크(72)가 사실상 결정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9일 여야 합의를 거쳐 가우크를 신임 대통령 후보로 추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옛 동독 출신인 가우크가 대통령이 되면 사상 처음으로 통일 독일의 대통령과 총리가 모두 동독 출신이 된다.
가우크와 메르켈은 동독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많다. 뉴욕타임스는 두 사람 모두 루터교도이며 가우크는 전직 목사, 메르켈은 목사의 딸로 신앙심이 깊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둘 모두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정치에 입문했다는 사실도 공통점으로 꼽았다.
1940년 로스토크의 군인 가정에서 태어난 가우크는 루터교 목사로 활동했으며 교회를 기반으로 통일 전 동독의 민주화운동과 인권운동에 앞장섰다. 통일 직후인 1990년부터 2000년까지 구동독 문서관리청 수장으로 일했고 2000년 퇴임 후에는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다. dpa통신은 “소통에 능하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 때문에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가우크는 2010년 6월 대선에서, 특혜 의혹으로 최근 사임한 크리스티안 불프(53) 전 대통령과 접전 끝에 패했다. 당시 메르켈 총리는 여당인 기독교민주당(CDU) 출신 불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우크가 여야 모두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메르켈은 가우크의 차기 대통령 지명 결정 직후 “우리 시대와 미래의 도전을 위한 중요한 원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를 “민주주의의 진정한 스승”이라고 표현했다.
독일 대통령은 하원의원과 동수의 16개 주의회 대표로 구성된 연방총회 표결을 거쳐 선출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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