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설립자이자 학교법인 경희학원 학원장을 맡고 있는 미원 조영식 박사가 18일 오후 5시13분 경희의료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1921년 평북 운산에서 태어나 47년 월남한 고인은 서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6ㆍ25 전쟁 중이던 51년 경희대의 전신 격인 신흥초급대를 인수하면서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
61년 유치원에서 대학원에 이르는 일관된 교육체제를 갖추기 위해 경희학원을 설립했다. 경희대에 한의과대학을 만듬으로써 현대의학과 동양의학을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다.
고인은 특히 대학의 공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65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세계대학총장회(IAUP)를 창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총장회의 회장과 영구 명예회장을 맡으면서 대학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끊임없이 주창했다. 이 같은 철학에 동조해 1년 여 만에 세계 264개 대학이 세계대학총장회에 가입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75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4차 세계대학총장회의 총회에서는 인류사회의 올바른 방향 설정을 위한 보스턴선언문을 채택했으며, 밝은사회운동(GCS)을 제창했다.
또 82년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153개국에 걸쳐 남북한 이산가족 재회 운동을 주도했고, 제36차 유엔 총회에선'세계 평화의 날' 제정을 제안해 86년부터 매년 9월 셋째 주 화요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만든 장본인이다. 세계평화의 날 제정안이 유엔에 상정된 81년 11월 27일 각국 대사를 설득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조 박사는 "단 하나의 국가라도 반대하면 전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만장일치로 통과돼야 한다"고 설득했다.
유족으로는 조정원(전 경희대 총장)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조여원 경희대 교수, 조미연 경희학원 이사, 조인원 경희대ㆍ경희사이버대 총장 등 2남2녀와 사위 독고윤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 구자명 LS-니꼬 동제련 대표이사 회장이 있다. 영결식은 23일 오전 9시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며,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선영. (02)961-0002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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