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가 무적 행진을 이어가며 한국 프로 농구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강동희 감독이 지휘하는 동부는 18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전주 KCC를 86-71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42승7패를 기록한 동부는 정규리그 사상 최다승 기록과 최장 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5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동부는 2승 만 추가하면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승률 8할을 찍는 팀으로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된다.
동부는 시즌 개막 전에도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이 정도로 무한 질주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개막 8연승을 달리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이후에도 동부의 동력은 지칠줄을 몰랐다. 연패를 한번 밖에 당하지 않았을 정도로 기복이 없었다.
일등공신 로드 벤슨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늘 시즌 판도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용병 농사에 성공한 팀이 동부다. 개막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외국인 선수 가운데 벤슨과 찰스 로드(KT)를 제외한 8명이 한국을 떠났다. 로드는 퇴출 통보를 받았지만 대체 선수가 함량 미달이라 살아남은 경우다.
벤슨은 동부가 최다승 신기록을 세우기까지 정규리그 59경기에 개근했다. 체력적인 부담을 느낄 법도 한데 오히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7경기 연속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비에도 슬럼프가 없었다
올 시즌 동부의 무적 행진은 '짠물 수비력'덕택이다. 18일 KCC전 1쿼터에서 동부 수비 의 위력은 여실히 확인됐다. 10분간 KCC에 6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KCC가 플레이오프용으로 긴급 수혈한 자말 왓킨스는 벤슨-김주성-윤호영으로 이어지는'트라이앵글 디펜스'에 막혀 1쿼터에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턴오버를 3개나 범했다. 황진원과 박지현은 외곽을 철통 봉쇄했다. KCC가 1쿼터에 던진 4개의 3점 슛은 모두 불발탄에 그쳤다.
시즌 중반까지 동부는 골 밑의 위력에 비해 외곽포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병역을 마친 이광재의 복귀로 지원 화력마저 강화됐다. 이광재는 KCC전에서 13분43초간 코트에 나서고도 13점을 뽑아냈다. 2개의 3점 슛을 던져 성공률 100%를 과시했다.
공격과 수비, 포스트와 외곽 어느 곳 하나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9개 구단이 동부를 상대로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로써'동부산성'은 역대 최강 팀으로 거듭나면서 KBL 역사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우뚝 솟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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