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람보르기니 등 럭셔리카를 사려는 고객은 구매를 앞당기는 게 좋을 것 같다. 유럽연합(EU)이 대형 항공기에 이어 배기량이 큰 고가의 차량에 대해 이산화탄소(CO2) 배출 부담금, 즉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환경청(EEA)이 이르면 2015년부터 탄소배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고급 차종에 평균 2만유로(약 2,950만원)의 탄소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19일 보도했다.
EEA는 2015년까지 역내에서 제조된 자동차의 CO2 배출 허용량을 ㎞당 130~140g으로 규정하고 있다. 도요타나 푸조같은 대중차 모델은 연료효율 향상 등을 통해 기준을 맞추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연간 1만대 이하를 생산하는 고급 차종이다. 이들 차량은 기본적으로 EU 기준의 두 배가 넘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EU 규정대로 탄소세가 부과될 경우 부가티는 대당 4만유로, 마세라티는 1만8,000유로, 람보르기니는 1만7,000유로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자동차업계 전체로 보면 연간 100억유로의 탄소세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탄소세가 예정대로 도입될지는 미지수다. FT는 "3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고급차 제조사들이 각고의 로비와 업체간 협력을 통해 배출 기준을 완화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가티나 람보르기니의 모회사인 폴크스바겐이 자사 브랜드를 하나로 묶어 적용 기준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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