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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200경기 뛴 박지성이냐 126골의 차범근이냐…유쾌한 亞 최고 스타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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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200경기 뛴 박지성이냐 126골의 차범근이냐…유쾌한 亞 최고 스타 공방전

입력
2012.02.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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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축구스타 박지성(31)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200경기 출전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2005년 7월14일 맨유 유니폼을 입었던 박지성은 7시즌 만에 200경기를 채웠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EPL에서 200경기 출전을 기록한 건 아시아 선수 최초의 업적이다. 주전경쟁에서 밀려나 벤치에 머물고 있는 공격수 박주영(27ㆍ아스널)이 5경기 출전(리그 1경기)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지성의 기록은 더욱 무게감이 실린다.

그렇다면 역대 아시아 선수 중 박지성이 유럽무대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라고 할 수 있을까. '차붐' 차범근(59) SBS해설위원을 뛰어넘어야만 최고의 아시아 축구스타의 타이틀을 달 수 있다.

박지성과 차범근은 당대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또 나란히 아시아 선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차범근은 1979년부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면서 '차붐'을 일으켰다. 공격수 차범근으로 인해 아시아 선수를 보는 유럽 축구팬들의 시각이 달라졌다. '독일축구의 영원한 리베로'라 할 수 있는 로타르 마테우스가 '나의 영웅은 차범근'이라고 할 정도로 '차붐'은 대단했다. 1989년까지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 등에서 뛴 차범근은 357경기 126골을 기록했다.

차범근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였다면 박지성은 영국 언론이 붙여준 별명처럼 '언성 히어로(unsung heroㆍ이름 없는 영웅)'라 할 수 있다. 그는 200경기에서 27골 26도움을 기록했다. 스타군단의 틈바구니 속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해내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그리고 우승트로피로만 따진다면 박지성의 업적이 차범근보다 크다. 차범근은 유럽축구연맹(UEFA)컵(지금의 유로파리그) 2회, DFB포칼컵(독일 FA컵) 1회 우승 기록이 전부인 반면 박지성은 EPL 4회, 칼링컵 3회, UEFA 챔피언스리그 1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회 등 벌써 9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와 2000년대 잉글랜드 EPL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무리다. 경기수와 환경 등이 여러모로 달랐다. 이로 인해 차범근과 박지성의 우위를 따지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다. 차범근은 박지성의 200경기 출전에 대해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경기력과 자기관리 등 모든 게 뒷받침 됐을 때 가능한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의 기록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는 "내가 뛸 당시에는 외국 선수에 대한 티오가 적었다. 독일 선수를 제외하고 2명만 가능해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좁았다"며 "지금 유럽축구는 경기수도 훨씬 많아졌다"고 답했다.

차범근의 이야기처럼 당시에는 아시아 선수가 유럽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았다. 또 분데스리가는 컵대회가 없었고, 유럽축구 클럽대항전의 경기수도 지금보다는 현저하게 적었다. 한 시즌에 최대로 뛸 수 있는 경기수가 45경기에 불과했다. 반면 맨유의 경우 지난 시즌에만 60경기를 소화했다.

"아시아 선수가 최고 큰 무대에서 200경기를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아시아 선수는 많지만 꾸준히 활약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는 차범근의 얘기처럼 굳이 둘을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박지성과 차범근 모두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그리고 축구팬들이 훗날 평가하게 될 것이다. '펠레냐 마라도나냐'라는 흥미로운 공방전이 벌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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