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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박근혜 독주'만으로 野 잠룡들과 싸울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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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박근혜 독주'만으로 野 잠룡들과 싸울 생각인가

입력
2012.02.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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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민주통합당 당직자들은 표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유력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주자 풍년'을 맞은 셈이다. '박근혜 독주론'에 밀려 야권이 기를 펴지 못하던 지난해 여름 이전 상황과 비교하면 영 딴판이다.

16일 김두관 경남지사의 민주통합당 입당식은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피로 누적 등으로 몸이 불편한 한명숙 대표는 주변 당직자들의 권유로 김 지사와 포옹까지 하는 등 환대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지사도"야권연대와 정당 혁신만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두관 대선 출정식' 같은 분위기였다. 김 지사의 입당 효과를 입증하듯 17일에는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비롯한 700여명의 경남 지역 인사들이 연쇄적으로 민주통합당에 입당하기도 했다.

김 지사의 합류로 야권의 대선주자 레이스는 기존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문재인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까지 포함해 4자 경쟁 구도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동영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까지 포함하면 양적으로 여권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대선주자군의 폭이 넓어지자 야권 인사들은 "4ㆍ11 총선 승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명의 대선주자가 다양한 공격수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풍경은 정반대이다. 여권의 대선후보 경쟁에서 독주해온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등이 잠룡으로 거론되지만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박 위원장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도 12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박 위원장과 다른 대선주자들 간의 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경선 흥행을 위해서도 라이벌이 필요하다.

1996년 15대 총선에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시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던 이회창 전 총리와 박찬종 전 의원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이 전 총리와는 불편했던 사이였지만 총선 승리 등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런 선례에 비춰 새누리당도 이번 총선을 앞두고 잠재적 대선주자급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 대선주자급이 아니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을 영입해 그들이 당내에서 박 위원장과 경쟁할 정도로 클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줘야 한다. 새누리당이 사는 길은 과감한 문호 개방이다. 당내 경선이 민주적으로 치열하게 진행돼야 새누리당뿐 아니라 한국정치 전반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치부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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