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40)이 호텔 숙박비를 내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러시아 주간지 아르구멘티이팍티를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남이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인 이복동생 김정은을 비판하자 북한과 중국이 그의 돈줄을 막았다는 것이다.
김정남이 거주하는 마카오를 최근 특별 취재한 아르구멘티이팍티는 현지 고급호텔 그랜드라파 관계자의 말을 빌어 "김정남이 밀린 호텔비 1만5,000달러를 내지 못해 얼마 전 17층 객실에서 쫓겨났다"고 전했다. 그는 쫓겨나기 전 자신의 골드비자카드를 담보로 맡겼지만 잔고가 없었다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김정남은 고급 주택가의 임대 아파트에 부인과 애인, 자녀가 살게 하고 자신은 호텔에서 지냈는데 최근까지도 1인당 200달러나 하는 현지 이탈리아 식당과 일식당 등을 현지 여성들과 함께 드나들었다. 마카오 행정당국의 관리는 "김정남의 아파트비는 중국의 정보기관이, 도박비용과 유흥비는 북한이 각각 송금해 준다"고 밝혔다.
이 잡지는 그가 김정은이 권좌에 오래 있지 못할 것이라고 한 게 자금난에 빠진 이유라고 추정했다. 김정남은 1월 중순 일본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정상적 사고를 한다면 3대 세습을 용인하기 어렵다"며 "(부친에 의한) 37년의 절대권력을 (후계자 교육이) 2년 정도인 젊은 후계자가 어떻게 이어나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인터뷰가 보도된 뒤 북한 노동당 정치국이 송금중단 결정을 했으며, 김정은 체제와 갈등하는 것을 꺼리는 중국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이 잡지는 그러면서도 중국은 당뇨와 고혈압에 시달리는 김정은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할 경우 김정남을 북한 지도자로 앉히기 위해 그를 보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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