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아버지가 피해학생 아버지를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피해학생의 아버지가 담임교사와 교장을 직무유기로, 가해학생 아버지를 협박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빚어진 소송전으로 교육현장이 어른들의 싸움터가 돼 가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가해학생 A(13)군의 아버지가 8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공갈협박 등 혐의로 피해학생 B군(13) 아버지를 경찰에 고소했다"고 16일 밝혔다.
A군 아버지는 고소장에서 "B군 아버지가 지난해 12월 9일 자신의 집으로 아들을 불러 무릎을 꿇리고 발로 차고 수 차례 뺨을 때리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자술서를 쓰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들이 B군을 먼저 때린 것은 맞지만 이는 B군이 탈북자인 우리 아들을 '빨갱이'라고 놀리고 괴롭혔기 때문"이라며 "B군의 아버지도 아이를 불러 '내 앞에서 자살해라' '국정원 직원을 아는데 북한으로 돌려보내 총살 당하게 할 거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반면 B군 아버지는 "어깨를 쓰지 못하는 장애가 있는 내가 뺨을 때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은 A군 아버지를 상대로 10일 고소인 진술을 들었으며, 조만간 B군 아버지로부터도 진술도 받아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강서서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A군 등 7명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80여차례 B군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31일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