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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여성 대표들의 실망스러운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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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여성 대표들의 실망스러운 연설

입력
2012.02.1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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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여성 대표들이 어제 4ㆍ11 총선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불꽃 튀는 일합을 겨뤘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KBS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잘못된 과거 단절”과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총선”을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취임 한 달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박 위원장을 싸잡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일반국민들의 반응은 별로인 듯하다. 총선 출사표에 버금가는 이날 연설에서 두 대표가 국민 피부에 닿는 비전과 정책 실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탓이다.

박 위원장의 연설은 이름을 바꿔 거듭 태어난 새누리당의 정책 및 정치 쇄신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 사내 하도급 근로자 권익 보호,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을 통한 경제민주화, 대기업 개혁, 중소기업 보호 등에 대한 의지 표명이다. 하지만 현실성과 구체성이 떨어져 공허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2015년까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고용 전면 폐지 약속은 재계 등으로부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 대표의 이명박 정권 4년에 대한 비판은 어느 때보다 수위가 높았다. 한대표는 ‘총체적 실정과 부패’‘무능의 극치’‘청와대 발 범죄 은닉’‘식물정부’등 거친 용어들을 거침없이 구사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4년을 깡그리 부정하는 것은 이 정부가 노무현 정부를 전면 부정하고 최악의 비리정권으로 몰았던 만큼이나 과도하다. 대통령 임기 1년을 남기고 내각 총사퇴와 전면 교체를 요구하는 것도 현실성이 없는 정치공세다. “이대로라면 국민이 정권의 마지막 1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해석에 따라서는 파장이 클 수 있다.

박 위원장이나 한 대표 모두 공천 개혁과 정치 쇄신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정치행태가 과거와 별로 다르지 않다면 그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 달라진 정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려면 두 여성 대표는 우선 자신들의 모습부터 돌아보고 자기쇄신의 경쟁을 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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