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히려 이런 기사가 현 세태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봅니다. 지금 이 기사를 읽을 청소년들 중에 과연 룸카페를 아는 청소년들이 몇 명이몇 될까요. 이런 류의 기사는 자칫 아무 것도 모르는 순진한 청소년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주는 루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게 있었는지 모를 청소년들도 이 기사를 보고 이런게 있구나 하고 가볼 수도 있겠네요."(한국일보 15일자 11면 '"멀티방 막으면 룸카페 가면 돼요...비슷하니까"'기사에 대한 권태우, 정선희 님의 댓글 의견입니다.)
두 분의 지적과 의견 감사드립니다. 사실 청소년 관련 기사를 쓸 때는 말씀하신 대로 '혹여 호기심 많은 청소년의 모방 심리를 자극하진 않을까'하는 생각에 매번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이 기사를 보도하게 된 것은 '정부의 무관심'이 지나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룸카페가 존재한다'는 내용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2년여 전부터 나타난 룸카페는 요즘 청소년들 중에서 알만한 친구들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곳곳에서 성업 중입니다. 실제 취재를 위해 일일이 찾아가 본 룸카페들은 우려한 대로 청소년들로 북적였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에도 고객이 어린 청소년인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는 업소는 없었습니다. 대충 눈짐작으로 나이를 가늠하는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업소의 존재를 알고 있어야 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화관광부가 청소년들의 멀티방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유사 업종에 대한 관심과 단속은 상식적인 업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관계자들은 초지일관 "룸카페가 뭐죠? 저희 관할 지역에도 있습니까?"라는 답변만 되풀이 했습니다. 거리에 나가보면 쉽게 눈에 띄는 업소인데 과연 공무원들이 현장 조사를 나가기나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이번 기사는 청소년유해업소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이 같은 느슨한 단속 태도와 문제의식 결여를 비판한 것입니다.
청소년이 건강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어른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기사가나간 뒤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은"룸카페 실태를 속히 파악해 조치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선정적인 정보가 전달될 위험을 감수면서까지 보도한 만큼 앞으로 관계 기관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하겠습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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