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자 레슬링 선수가 하마터면 '국제 미아'가 될 뻔했다.
사연은 이렇다. 차브 수태라(29ㆍ캄보디아)는 지난 14일 코치와 함께 아시아 레슬링 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입국했다. 캄보디아 선수단은 2명뿐이라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25개국 중 최소 규모. 수태라는 캄보디아에 있는 한국 장학재단만 믿고 대회에 출전했다.
수태라는 16일부터 나흘간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00달러만 들고 호기롭게 한국땅을 밟았다. 한국에서도 장학재단의 도움을 약속 받은 상황이라 단돈 100달러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학재단의 후원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다. 입상의 부푼 꿈을 안고 왔지만 졸지에 '국제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가지고 있는 돈도 많지 않아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대회 주최측인 대한레슬링협회와 연락이 닿아 겨우 구미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
그러나 또 문제가 발생했다. 1인당 15만원이나 하는 체재비를 지급할 돈이 없었던 것. 캄보디아 측은 만약 협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자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상황을 설명하며 애원했다. 뜻밖의 상황으로 난감해진 협회는 결국 체재비를 받지 않고 캄보디아 선수단을 구제해줬고, '국제 미아' 사건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 출전이 가능해진 수태라는 "메달을 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수태라는 북한의 백정남 코치에게 지도 받고 있는 선수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백 코치는 북한이 이번 대회에 불참을 선언해 수태라와 함께 오지 못했다. 자유형 48㎏급의 수태라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김형주(창원시청)에게 패해 동메달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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