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경쟁, 가족해체, 양극화 등으로 정신질환을 겪는 국민들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 성인의 10명 중 1명(10.2%)이 우울증ㆍ강박증ㆍ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알코올ㆍ니코틴 중독 제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신질환 1년 유병률은 2006년 8.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2.9%나 늘어난 것이다. 지금까지 평생 동안 한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비율(평생 유병률)도 5년 전 8명 중 1명(12.6%)에서 지난해 7명 중 1명(14.4%)으로 증가했다.
전국 만 18~74세 성인남녀 6,022명을 상대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우울증ㆍ공황장애ㆍ광장공포증ㆍ정신분열증ㆍ신경성 섭식장애 등 21개 정신질환과 술ㆍ담배 중독 관련 장애들까지 합쳐 25가지 질환이 대상이 됐다. 술ㆍ담배 중독까지 합치면 성인의 정신질환 1년 유병률이 16%까지 치솟고, 평생 유병율은 27.6%로 높아진다. 즉 술ㆍ담배 문제까지 포함하면 10명 중 4명이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 성인의 15.6%는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며, 3.3%는 자살을 계획하고, 3.2%는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사이에는 성인의 3.7%가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고, 0.7%가 자살을 계획했고, 0.3%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간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10만8,000명으로 추산된다. 자살과 관련한 조사는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추가됐다.
조맹제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엄청난 적응력이 요구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다 저출산ㆍ고령화, 이혼 증가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면서 불안ㆍ기분 장애나 우울증 등이 증가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치료가 필요한 알코올 중독은 줄어드는 추세인데, 이는 음주 행태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정신질환 조기발견과 적절한 건강서비스 제공 등을 위한 정신건강증진 종합대책을 상반기 중에 마련하기로 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