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서도 에이스급 선발투수들이 '경기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검 강력부가 지난달 말 구속한 브로커 강모(28)씨와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해 재판중인 김모(28)씨 등으로부터 프로야구 선수 2명이 경기 조작에 가담했다는 진술이 나와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선수들은 서울에 연고를 둔 모 구단 소속으로 선발투수급이다.
강씨는 프로야구 2011년 정규시즌에서 문제의 투수들과 '첫 이닝 고의 사구(볼넷)' 등을 놓고 경기내용을 조작하기로 모의했고 이들 투수들이 실제 경기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일부러 사구를 주는 수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축구 등과 달리 야구는 공수가 확실히 구분돼 승부 자체를 조작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는 승패와 점수는 물론 '첫 삼진', '첫 사구' 등 경기 일부분에 대해 베팅 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브로커들은 이를 노려 실행이 어려운 승부조작보다는 경기 내용 일부 조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작 예정 경기를 미리 알고 있던 강씨 등 브로커들은 경기당 최대 수천만원을 베팅했고, 베팅 금액의 평균 1.5배 이상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받아 선수들에게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들은 경기조작에 가담한 투수 중 1명의 고교야구 선배를 통해 이들을 포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고교선배는 대구지역 대학야구 출신으로 프로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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