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영화촬영, 엑스레이 등 전 세계 필름시장은 코닥, 후지필름, 아그파 3개 업체가 삼분했다. 이 중 아그파는 지난해 파산했고, 코닥도 지난 달 파산보호신청을 하면서 이제 후지 한 군데만 남게 됐다. 코닥도 아그파도 필름시대에서 디지털시대로 넘어가는 고비를 넘지 못한 것.
그렇다면 후지필름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과연 디지털시대에 계속 생존이 가능할까.
후지필름 한국법인인 후지필름 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임훈 부사장은 14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첫 번째 생존비결로 사업 다각화를 꼽았다. 그는 "필름이 잘 팔리던 1990년대 후지필름도 코닥도 결국은 디지털환경으로 변화를 예상했지만 후지필름만 필름사업 축소를 결정했다. 잘 팔리는 필름을 왜 줄이냐고 내부반발도 많았지만 사업다각화를 한 게 결국 지금의 생존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세계 1위 코닥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카메라를 만들고 시장변화도 예상했지만 당장 잘 나가는 필름사업을 축소하는데 주저하는 바람에 사업다각화에 실패, 결국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후지필름 전체 매출 중 필름 비중은 현재 1%에 불과하다. 대신 ▦복사기 등 사무용기기 매출이 40% ▦디지털카메라 매출 15% ▦나머지는 의료기기와 화장품 사업이다. 임 부사장은 "일반 카메라용 필름은 단종했으나 영화, 의료용 등 상업용 필름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필름사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몰락위기에 몰린 일본의 디지털카메라 업체 올림푸스에도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초음파 진단장치 등 의료기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후지필름은 한국에서도 사업확대를 모색중이다.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확대하고 화장품 사업을 새로 시작할 예정. 이와 관련, 후지필름은 전문가용과 휴대용 디지털카메라의 장점을 섞어 휴대하기 편하면서도 전문촬영이 가능한 미러리스(반사경 제거형) 디지털카메라 'X-프로1'을 이날 공개했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 제품의 시험대 같은 곳이어서 고성능 제품군 위주로 우선 선보이고 이를 통해 디지털 카메라 시장 점유율을 올해 7%, 내년 12%, 3년 내 15%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또 '아스타리프트'라는 브랜드의 화장품 사업도 이달 말 롯데와 손잡고 국내에 선보인다. 임 부사장은 "필름을 얇게 펴는 기술을 콜라겐 화장품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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