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열릴 칸국제영화제를 향한 한국영화들의 레이스가 막을 올렸다. 김기덕 감독이 신작 '피에타'를 이달 크랭크인 한다고 최근 발표하면서 영화계의 눈은 더욱 칸으로 쏠리고 있다. 박찬욱, 임상수, 홍상수 감독이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을 노리는 와중에 김 감독이 막판 경쟁에 가세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칸영화제는 4월 중순쯤 20편 내외의 경쟁 부문 진출작을 발표한다.
김 감독은 잔인한 해결사와 뒤늦게 그를 찾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릴 '피에타'의 촬영을 3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속전속결 형식으로 영화를 만들어온 그이기에 다분히 칸영화제를 염두에 둔 일정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지난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받았지만 경쟁 부문 수상 경험은 없다. 지난해 말부터 충무로에선 김 감독이 칸을 겨냥해 곧 새 영화 촬영에 들어갈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피에타'의 배급사인 NEW의 한 관계자는 "칸영화제를 꼭 노렸다고 할 수 없으나 가능성을 아예 접고 있진 않다"며 여운을 남겼다.
2010년 '하녀'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던 임상수 감독은 지난달 22일 재벌을 비판적으로 그린 '돈의 맛'의 촬영을 마쳤다. '돈의 맛'의 관계자는 "칸영화제가 주요 마케팅 포인트다. 칸영화제에 맞춘 제작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은 프랑스 유명 여배우 이사벨 위페르가 주연한 '다른 나라에서'의 촬영을 지난해 여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다. 이 영화 관계자는 "작업 일정 상 자연스레 칸에 출품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은 '극장전'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칸 경쟁 부문에 두 차례 진출했으나 상을 받진 못했고, 2010년 '하하하'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받았다.
할리우드영화 '스토커'로 칸 진출을 노리는 박찬욱 감독은 국내 감독들과의 경쟁에서 반보 정도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콜 키드먼과 샛별 미아 와시코우스카가 출연하고, TV시리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쓰는 등 외형부터 화려하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두 번('올드보이' '박쥐') 진출해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 감독의 이력도 무시할 수 없다. 투자배급사인 할리우드 스튜디오 20세기폭스도 든든한 배경이 될 전망이다. 충무로 관계자는 "박 감독 영화는 적어도 비경쟁부문 진출은 떼어 놓은 당상 아니겠냐"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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