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삼성전자·KT '스마트TV 차단' 전면전 치달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성전자·KT '스마트TV 차단' 전면전 치달아

입력
2012.02.13 17:34
0 0

13일 오전 10시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10일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KT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강력히 비난했다.

네 시간 뒤인 오후 2시. 이번엔 KT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KT는 "스마트TV는 민폐TV"라며 삼성전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차단조치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KT의 싸움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양사의 싸움은 2009년 KT의 아이폰 도입부터 패이기 시작한 감정의 골(본보 2월13일자 19면 기사참조)까지 곁들여, 화해하기 힘든 국면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TV는 인터넷 망에 부담을 준다?

KT가 인터넷접속을 차단한 이유는 스마트TV가 막대한 데이터이용량(트래픽)을 유발, 다른 인터넷 이용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 이에 대해 삼성전자 비주얼디스플레이상품기획부 이경식 상무는 "고화질(HD)이나 3D 동영상의 경우도 데이터 이용량이 초당 1.5~8메가비트(Mb)에 불과하다"며 "이는 스마트폰 PC 스마트TV 등 기기에 상관없이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 망가치제고 전담팀장 김효실 상무는 "통신망 운용경험이 없는 삼성전자는 트래픽을 말할 자격이 없다"면서 "삼성이 제시한 건 평균 수치일 뿐이며 실제 스마트TV에서 데이터를 내려 받는 이용량을 측정해 보면 초당 최고 20~32Mb까지 올라간다"고 반박했다.

망 중립성에 위배된다?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막는 건 누구나 차별 없이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망중립성'원칙에 위배된다는 입장. 이 상무는 "KT 요청으로 지난해 4월과 8월 두 차례 만났는데 KT는 무조건 망 분담금을 전제로만 협의하려 든다"며 "삼성은 통신업체, TV제조사, 방송통신위원회가 참여하는 망 중립성 포럼에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KT는 그러나 이번 조치는 망 중립성과 별개라는 주장이다. 김 상무는 "KT가 잘 깔아놓은 인터넷 고속도로에 데이터를 잔뜩 실은 삼성전자의 화물차량이 달리는 꼴"이라며 "그 바람에 KT의 1,700만 초고속인터넷 이용자가 제 속도를 누리지 못하는 무임승차 문제"라고 반론을 폈다.

왜 삼성전자만 문제삼나?

이 상무는 "애플 아이폰 도입 이후 데이터 이용량 폭주로 지난해 5월 통화불통 사태까지 발생했을 때 KT는 애플에 어떠한 대가를 요구하거나 아이폰 접속을 차단하지도 않았다"며 "왜 삼성전자의 스마트TV만 문제 삼는 지 KT의 진의를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도 "KT가 이번 조치를 계기로 결국 오랜 숙원인 인터넷 종량제(전화처럼 인터넷도 사용량만큼 돈을 내는 제도)를 도입하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측은 "인터넷 종량제와 스마트TV는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 "LG전자는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려고 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인터넷 종량제가) 아예 논외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밖에 양 사는 해외 사례 등에 대해서도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는 스마트TV의 통신망 분담금을 요구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KT는 텔레포니카 보다폰 등 해외통신업체들이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구글과 유튜브에 비용부과방침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이런 상태에서 양사간 자율합의는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황. 결국 방송통신위원회의 개입이 불가피해 보인다. 방통위 관계자는 "양 사로부터 필요한 서류를 접수 받는 중"이라며 "빠른 시일 내 해결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