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조지아(옛 그루지아)에서 이스라엘 외교관을 노린 차량 폭탄 테러 시도가 연이어 발생했다. 반 이스라엘 성향인 이란 정부나 시아파 테러조직 헤즈볼라 등이 연계된 의도적인 테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핵개발을 이유로 이란 선제 공격을 검토 중인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이란 정부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AFP통신은 13일 인도 수도 뉴델리의 이스라엘 대사관 소속 차량이 폭발해 이스라엘 외교관의 아내와 운전기사 등 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도요타사의 왜건 차종으로 알려진 이 차량은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 주차돼 있다가 폭발로 인해 화염에 휩싸였다고 현지 방송은 보도했다. 만모한 싱 총리의 관저와 가까운 이스라엘 대사관은 평소에도 이중삼중의 철통 경비를 받고 있는 구역에 위치해 있다. 인도 경찰은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차량에 폭발장치를 붙이고 달아났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이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 신원을 확인 중이다. 영국 BBC 방송은 최근 테러 관련 첩보가 입수되어 이스라엘 해외공관이 일제히 경비를 강화하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뉴델리 폭발 사고와 별도로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도 이날 로만 하차투리안 조지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의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가 대사 전용 차량에 부착된 폭발장치를 발견,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차량에서 수류탄 폭발 장치를 발견해 해체했으며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은 대사관 건물에서 180m 떨어진 곳에 주차돼 있었다.
두 폭발 사건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AP통신 등 외신은 12일이 2008년 폭발 사고로 사망한 헤즈볼라 최고 지휘관 이마드 무그니예의 4주기였다는 점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외교관을 노린 연쇄 폭발의 배후일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무그니예의 암살 경위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폭발 테러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핵개발에 참여했던 이란 과학자의 연쇄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 정부가 지목된 점을 들어 이란 정부가 연루됐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두 사건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다"고 단언하며 "이란은 테러의 최대 수출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스라엘에게는 누가 이 테러를 자행했는지 추적할 능력이 있다"고 밝혀, 이와 관련 이스라엘 정부 차원의 보복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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