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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테러' 치유 의사의 삶, 오스카상 다큐부문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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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테러' 치유 의사의 삶, 오스카상 다큐부문에 도전

입력
2012.02.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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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여성 자키아의 얼굴에 성한 곳이라곤 한쪽 눈과 반쪽 코 정도였다. 입술도 붙어 환한 미소를 지을 수도 없었다. 간혹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이슬람 전통의상 니캅으로 얼굴을 감추고 선글라스로 눈을 가려야 했다. 염산테러로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자키아는 성형외과 의사 모하마드 자와드를 만나면서 새 삶을 찾을 수 있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 자와드 이야기를 소개했다.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영국에 자리잡은 자와드는 2008년 첼시 웨스트민스터 병원에서 염산 테러 희생자를 처음 만났다. 모델인 케이티 파이퍼(23)도 전 남자 친구로부터 염산테러를 당해 얼굴이 흉측하게 변한 경우. 다양한 환자를 치료해 온 자와드도 “염산은 곧바로 중화처리 하지 않으면 더욱 깊은 곳으로 스며든다”며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놀랐다. ‘매트리덤(Matriderm)’이란 인공 피부를 사용해 얼굴을 복원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자와드는 이후 파키스탄에 염산테러로 희생당하는 여성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염산테러피해자재단(Acid Survivors Foundation)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는 해마다 150명 정도의 여성이 염산테러에 희생되고 있다. 주로 실연당한 남자가 방직산업에 쓰이는 염산으로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데 잡혀도 뇌물을 써서 빠져 나오는 형편이다.

자와드는 3개월마다 파키스탄 전역을 돌며 이슬람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무료치료를 해주는 ‘인생을 바꾸는 의사’가 됐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좀 더 나은 얼굴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며 “거의 무료로 의술을 배우도록 해준 고국을 위해 의사로서 할 수 있는 도덕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자와드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세이빙 페이스(Saving Face)’가 파키스탄 영상물로는 처음으로 오스카상 후보에도 올랐다. 세이빙 페이스는 4월 초 영국에서 방송된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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