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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피랍 한국인 3명 무사히 풀려났지만…정부, 뒤늦게 '여행경보'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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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피랍 한국인 3명 무사히 풀려났지만…정부, 뒤늦게 '여행경보' 상향

입력
2012.02.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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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로 성지순례를 떠났다가 납치된 한국인 3명이 28시간 만에 모두 무사히 풀려났다.

1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이민성(53) 목사와 이정달(62)씨, 여행가이드 모종문(59ㆍ여)씨, 이집트 여행사 직원 1명 등 4명은 10일 오후 4시30분쯤(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 관광버스를 타고 이집트 시나이반도 남쪽 세인트캐서린 수도원에서 30㎞ 떨어진 곳을 지나다 베두인 무장세력 10여명에게 납치됐다.

당시 한국인 30명은 성지순례에 나선 관광버스 3대 중 마지막 1대에 타고 있었는데, 이들 중 일부가 용변이 급하다며 차를 세우는 사이 버스 행렬을 이끌던 현지 경찰차 1대와 나머지 2대의 버스가 먼저 떠나버린 상태였다.

납치범들은 관광객을 풀어주는 대신 은행강도 혐의로 붙잡힌 동료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후 이집트 정부는 베두인족 측과 협상에 나섰고 11일 오후 8시35분쯤(한국시간 12일 오전3시35분) 피랍자들은 모두 풀려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석방 과정에서 이집트 정부에 제공한 반대급부는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은 "피랍자를 먼저 석방하고 이집트 정부가 베두인족 측의 요구사항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목사 등은 숙소로 돌아와 "폭행을 당하지도 않았고 모두 아픈 곳 없이 건강하다"며 "납치범들은 이집트 정부와 싸운다고 했고, 우리에게 (납치해서) 미안하다고도 해 한국인을 겨냥한 납치가 아닌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과 힙류해 다음 목적지인 이스라엘로 다시 성지 순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피랍 다음 날인 11일 오후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여행자제)에서 3단계(여행제한)로 강화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이후에야 여행제한 조치를 취한 것은 정부의 늑장 대응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여행 경보 제도는 외국여행 지역의 위험 수준을 알리고 스스로 안전의식을 갖고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이미 지난달 31일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이집트 시나이반도의 치안 악화에 따라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공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행경보를 높이면 비우호적 태도라고 해당국가에서 항의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현지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이나 여행객들도 규제완화 추세에 역행한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규제 조치 강화에 따른 어려움을 설명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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