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이 르윈스키를 처음 만난 순간 둘 사이에 불꽃이 튀었다.”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 때문에 탄핵 위기에 몰렸던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남다른 여성편력을 둘러싼 새로운 사실이 측근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11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클린턴의 여자 문제를 다룬 2부작 다큐멘터리가 20일 미국과 영국에서 방송된다고 보도하면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클린턴의 전 법률 고문이었던 켄 곰리는 1995년 르윈스키가 백악관 인턴으로 들어오던 때의 목격담을 털어놓았다. 곰리는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성적인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서로를 바라보던 순간 거의 불꽃이 튀었다”고 회상했다.
능력 있고 아름다운 아내(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를 둔 마흔 아홉 살 대통령이 스물 두 살 인턴 직원과 누구도 생각 못했던 사랑에 빠지게 된 배경도 공개됐다. 르윈스키가 인턴이 된 당시는 뉴트 깅리치 당시 하원의장이 정부 예산안 통과를 거부하면서 클린턴이 곤경에 빠졌던 시기다. 심신이 고달프던 때 자신을 사모하는 르윈스키의 존재가 위로가 됐다는 것이다. 클린턴의 측근 말라 크라이더는 “클린턴은 흠모의 대상이 되고 싶어 했다”며 “르윈스키는 바로 그가 절실히 필요로 하던 것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고 말했다.
선거참모였던 딕 모리스는 97년 르윈스키 스캔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클린턴이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러 전화했던 때를 떠올렸다. 모리스에 따르면 클린턴은 “백악관에 들어와서는 내 몸을 잘 간수했어야 했는데 인턴 직원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주인이 되기 훨씬 전부터 여자가 끊이지 않았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에 출마했을 때 함께 일했던 측근은 “하루에 클린턴을 만나러 찾아오는 여자가 25명이나 됐다”고 증언했고, 또 다른 측근은 클린턴 주변에 넘쳐나는 여자들을 두고 “꿀에 파리가 꼬이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보좌관이 클린턴에게 ‘주지사가 되기 전 정리해야 할 여자친구 목록’을 제시할 정도였다.
호색한 기질이 클린턴의 숨길 수 없는 본성이란 평가도 나왔다. 클린턴 전기를 썼던 언론인 데이비드 마라니스는 “클린턴이 여자 문제만 조심했어도 더 위대한 대통령이 됐으리란 평가가 있지만, 클린턴에게 여자 문제는 뗄래야 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평가는 어불성설”이라 단언했다.
일부 측근은 그의 못 말리는 여성 편력 때문에 큰 실망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는 “설마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르윈스키 스캔들) 때문에 대통령직을 위험하게 했을까 생각했다”며 “내가 알던 클린턴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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