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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 판사 재임용 탈락 후폭풍/ 판사들 "신뢰도 납득도 못해"…" 힘 실어주자" 집단 불복 움직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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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 판사 재임용 탈락 후폭풍/ 판사들 "신뢰도 납득도 못해"…" 힘 실어주자" 집단 불복 움직임도

입력
2012.02.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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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서기호 서울북부지법 판사 재임용 탈락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법원 내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 투명한 재판 절차 등을 거듭 강조해 온 법원이 내부 판사 재임용 과정에서 오히려 불투명한 절차를 진행, 공정성에 대한 의혹을 자초하고 나아가 사법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가장 큰 불만을 터뜨린 이는 물론 서 판사 본인이다. 서 판사는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탈락 통지 공문에서) 법관인사위원회에 제출한 방대한 소명자료에 대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은 것을 보고, 아무리 외쳐도 들리지 않는 높은 산성에 맞부딪친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 판사는 곧 대법원의 결정에 대한 정식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이다.

서 판사의 반발에 동조하는 판사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옥형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내부게시판에 "서 판사의 탈락으로 사건 처리를 못하면 그 이유로, 사건 처리를 잘해도 조직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인간관계가 원만해도 판결에 나타난 국가관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로 평정을 받을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목격했다"는 글을 올렸다.

서 판사 탈락 이유에 대해 대법원이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한 재경 지법 판사는 "법원이 이번에 재임용한 사람의 성적과 서 판사의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결과를 신뢰할 수가 없다"며 "누가 대상이 됐든 받아들일 수 없는 그들만의 심사 절차였다"고 주장했다.

소장 판사들 사이에서는 실력 행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법연수원 26~30기 출신 일부 판사들은 기수 모임을 갖자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연임 심사는 자질과 능력이 부족한 판사를 걸러내는 것일 뿐 수뇌부의 의지를 관철하거나 강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민변은 "서 판사를 사법부에서 배제한다면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도저히 회복할 길이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현명하고 공정한 판단을 통해 올바른 결론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의 분수령은 일부 젊은 판사들의 목소리가 전국판사회의 소집 등 집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 판사가 근무평정에서 하위 2%에 속했다는 객관적 탈락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근무평정은 10년에 걸친 성적을 합산한 것이어서 '서 판사가 2009년 신영철 대법관 사태 때 튀는 행동으로 법원 수뇌부에 미운 털이 박혀 불이익을 봤다'는 일각의 주장에 섣불리 손을 들어주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다.

대법원도 법관인사위원회 논의 과정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여론에 밀려 원칙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상황이 이런데도 서 판사 탈락 이유가 페이스북에서의 거친 표현 등 때문인 것으로 이해되는 데 대해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법원은 이번에 제기된 재임용 제도 자체에 대한 지적과 불만은 수렴해 개선안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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