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상대책위 정책쇄신분과에서 재벌개혁을 둘러싸고 외부 위원과 내부 위원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외부 위원들은 재벌 개혁에 소극적인 일부 내부 위원을 공공연히 '로비스트'라고 표현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책쇄신분과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이 지난 8일 돌연 회의 불참 의사를 밝힌 것도 자신이 추진하려는 재벌개혁에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승부수를 띄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분과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원래 일을 하면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인데 옆에서 자꾸 끄집어내려고 하면 일을 진척시킬 수 없다"며 "비대위가 발족한 지 한 달이 되니까 다시 안일한 방향으로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이 '어떻게 회의 도중에도 중계 방송하는 식으로 내용이 각 대기업에 다 가고, 거기서 또 즉각적 반응이 오는 것 같다. 이런 식의 회의는 내가 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내부 위원은 "현역 의원인 내부 위원들이 재벌개혁에 소극적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김 위원이 회의에서 이를 강하게 얘기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동안 당내에선 '김종인식 재벌개혁'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데 대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뜻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김 위원은 "박 위원장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내부 위원들을 겨냥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새 당명의 서체 색깔을 검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기로 했다. 당명과 함께 상징색과 심벌을 바꾸면서 전통적인 파란색을 버리고 빨간색을 사용하기로 하자 최근 당 상임전국위와 의원총회에서 반대 의견이 많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파란색이 서체에 국한해 되살아나면서 새누리당의 심벌 상징색은 빨간색, 파란색, 흰색의 3색으로 이뤄지게 됐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새 심벌의 '새누리당' 서체 색을 파란색으로 바꿨다"며 "새 심벌이 태극기를 모티브로 하면서 왜 파란색만 없느냐는 의견이 상임전국위에서 제기됐고 한나라당이 파란색을 많이 쓴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조 본부장은 "13일 전국위에서는 빨간색과 군청색, 하얀색의 3색으로 구성된 당 상징색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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