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감독원 출신들이 금융관련 협회 등의 요직을 꿰차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노동조합은 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로비에서 '금감원의 낙하산 인사 저지 규탄대회'를 열고 정용실 노조위원장 삭발식을 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노태식 은행연합회 부회장 후임으로 김영대 금감원 부원장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는 감독기관과 피감기관을 병들게 하는 우리사회의 암(癌)으로 철회돼야 한다"며 "금감원 낙하산을 강력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8일에는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에 박원호 금감원 부원장이, 상근부회장에는 남진웅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이 각각 선임돼 노조의 반발을 샀다. 금투협회 노조는 '투표 없는 임원 선출'에 반발하며 낙하산 인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으나 허사로 돌아가자 로비에서 철야농성을 진행 중이다.
금융권에선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융회사 감사 등으로 내려가는 관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갈 곳을 잃은 금감원 임직원들이 민간 협회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생보협회, 손보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주요 민간 금융협회에는 이미 관행처럼 금감원, 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내부 승진을 원하는 협회 구성원과 금감원ㆍ경제관료 출신 인사들 간 '낙하산'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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