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이 국군체육부대(상무신협)와 여자배구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강력부(조호경 부장검사)는 상무 소속 최모(28)씨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관련 수사기록 일체를 국방부 검찰단에 넘겼다고 10일 밝혔다. 군 검찰 자체 조사 결과 KEPCO45 소속으로 뛰다가 2010년 상무에 입대한 최모씨는 브로커로부터 6,000만원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할 현역선수를 포섭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모씨를 포함해 승부조작에 연루된 상무 현역선수는 2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화재 소속 홍모(27)씨는 이날 상무신협 소속으로 활동하던 시절 한 경기당 400여만원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실토했다. 홍모씨는 지난 시즌까지 상무에서 뛰다 올해 삼성화재에 복귀했다. 한국배구연맹의 관계자는 "구단별로 승부조작 자진 신고를 권유했다"면서 "나머지 구단에서는 승부 조작에 연루된 선수는 없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무를 거친 현역 선수가 많은 만큼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는 전 구단에 걸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각 구단은 현재 상무에서 돌아온 소속선수들과 특별면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가 승부조작의 온상이 된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프로팀에서 뛰다 상무에 입대하면 일반병사 월급과 일부 소속 구단이 주는 군복무 수당을 받지만 기존 수입과는 비교가 안된다. 따라서 브로커들이 고액의 배당금을 미끼로 승부조작 가담을 요청하면 응할 가능성이 크다. 또 어차피 상무의 성적이 최하위권이라 패배에 대한 부담감도 적어 고의로 실수를 해도 의심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여자프로배구에서도 승부조작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브로커 강모(29)씨와 KEPCO45 소속 전ㆍ현직 선수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자배구 선수들도 브로커 강씨를 통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EPCO45 소속 현역선수인 임모(28), 박모(25)씨에 대해서는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프로배구 승부조작과 관련, 지금까지 브로커 1명과 선수 3명,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 운영자 2명 등 6명을 구속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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