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아버지가 미국 뉴욕의 눈 덮인 거리에서 네 살배기 아들을 신발과 속옷 차림으로 달리게 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엄격한 중국식 교육법의 대명사인'호랑이 엄마'에 빗대 '독수리 아빠'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동영상은 눈이 쌓인 도로변에서 노란색 팬티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은 아이가 카메라를 향해 달려오는 장면이다. 아이는 자신을 촬영하는 아버지를 향해 울면서 안아달라고 말하지만, 카메라는 움직이면서 계속 아이의 우는 모습을 비춘다. 아버지가 아이에게 엎드리라고 하자 옆에서 거드는 엄마의 목소리도 들린다. 잠시 망설이던 아이는 맨손으로 눈을 짚고 엎드렸다가 바로 일어나 울먹인다. 1분여 분량의 이 영상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서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 침구류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는 "아들이 옷을 벗고 눈 위를 달리는 데 동의했다"며 "강한 기질을 길러주기 위해 쿵푸, 등산 등도 가르치고 있고 일부러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주기도 한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아버지의 비서는 "동영상은 설 연휴 때 가족이 뉴욕을 찾아 찍은 것으로 특별한 방식으로 용의 해를 맞기 위해 아이에게 그런 일을 시켰다"며 "동영상은 아이 아버지가 친구들 몇 명에게만 보냈을 뿐 직접 인터넷에 올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동영상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중국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투도우(www.tudou.com)에서는 동영상이 좋다고 한 반응이 나쁘다는 것보다 훨씬 많았다. 반면 영어권 사용자가 많은 유튜브(www.youtube.com)에서는'싫다'가 훨씬 많았다. 유튜브에는 "어린이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아이의 아빠는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돼야 한다"는 등의 댓글이 여럿 달려 있다.
중국인의 엄격한 자녀 교육법은 지난해에도 미국 등에서 논란이 됐다. 중국계 미국 학자인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는 <호랑이 엄마의 군가> 라는 책에서 자녀에게 좋은 성적을 받도록 압박하고, 늦잠과 텔레비전 시청을 금지하며,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습을 의무적으로 하게 해 두 딸을 모범생으로 키웠다고 주장해 논쟁을 불렀다. 호랑이>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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