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자금확보를 위해 매물로 내놓은 웅진코웨이가 국내 기업보다는 외국기업에 팔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인수 후보군으로 점쳐지는 국내사들이 대부분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외국계인 골드만삭스가 매각주관사로 선정되면서 '해외 매각설'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웅진코웨이 인수에 대해 적극적 입장을 내비친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웅진코웨이가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 '알짜 매물'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타이밍이 여의치 않다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업종침범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 상황인데, 웅진코웨이 주력사업 대부분이 중소기업 영역으로 분류되다 보니 자금력 있는 대기업들은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선뜻 인수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시장 등에서 점유율이 40~60% 수준에 달해 만약 대기업이 인수한다면 곧바로 중소기업 영역 침범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인수전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롯데나 CJ, KT&G 등도 마찬가지. 롯데는 하이마트 인수에 뛰어든 상태고 CJ는 지난해 1조원 이상을 들여 대한통운을 인수한 터라 여력이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웅진코웨이와 같은 업계인 교원이나 쿠쿠 등 2~3위 회사들은 워낙 덩치가 큰 매물이라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이런 까닭에 자연스럽게 시선은 해외기업으로 쏠리고 있다. 웅진그룹도 이날 해외M&A에 강한 골드만삭스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면서, 이런 관측을 더욱 증폭시켰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국내외 회사들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예전부터 해외사들이 코웨이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외사 가운데는 방문판매 조직을 갖춘 암웨이나 웅진코웨이와 중국시장에 합작하고 있는 네덜란드계 필립스전자 등이 후보로 꼽힌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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