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만 머물고 있는 박주영(27ㆍ아스널)이 '최강희호' 1기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했던 최강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7일 귀국했다. 인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 감독은 오는 29일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최종전에 '해외파'의 비중을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는 박주영도 포함된다.
최 감독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27일에야 대표팀에 소집될 수 있다.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이틀 만에 좋은 경기를 펼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이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식사를 함께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박주영 본인은 대표팀 선발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 주위에서는 안타까워하지만 박주영 스스로는 세계적인 명문 클럽에 속해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의욕만 가지고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조기 소집된다면 모르지만 시즌 중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적다. 포지션 별로 2~3명의 후보를 머리 속에 넣고 있다"며 박주영의 쿠웨이트전 엔트리 제외를 암시했다.
최 감독은 취임 이후 줄곧 박주영에 대한 신뢰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해외파는 선발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박주영만은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영국 현지를 방문해 박주영이 처한 상황을 보고 마음을 돌린 듯 하다. 최 감독은 "블랙번전에서 큰 점수 차로 팀이 앞서고 있는데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의 머리 속에 박주영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본인과 한국 축구를 위해서 이적을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아스널에서 소외된 박주영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박주영은 지난 4일(한국시간) 런던 에미리츠스타디움에서 열린 블랙번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팀이 7-1의 대승을 거뒀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최 감독은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함께 박주영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경기를 관전했지만 '허탕'에 그쳤다. 최 감독은 "영국 방문의 성과가 어떤 지는 내 표정에 나타나 있다"고 무거운 마음을 표현했고, "박주영이 몸을 푸는 것만 봤다"며 허탈해했다.
최 감독은 '해외파'의 공백을 전술적 변화로 메울 계획이다. "열흘의 훈련 기간이 있기 때문에 국내파 위주로 쿠웨이트전에 임하겠다. 해외파의 공백은 전술 변화를 통해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천공항=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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