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정치 참여 쪽으로 한발 더 다가섰다. 정치 참여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던 안 원장이 재차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대선 출마 등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안철수재단'(가칭) 설립 기자회견에서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계속 생각 중"이라며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정치 행보는 없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제가 정치에 참여하고 안 하고는 본질이 아니다"며 "제가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평생 끝없이 고민하고 살아온 사람이라는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달라"고 답했다.
정치 참여 방안을 놓고 뒤로 물러섰다가 앞으로 나서는 것을 반복하던 안 원장이 정치 영역에서 자신의 역할을 언급한 것은 대선 출마를 비롯한 정치 참여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안 원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을 떠나면서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을 구체적으로 밝혔지만 귀국 길에는 "(여야가) 소임을 다 하면 저 같은 사람까지 정치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면서 정치 참여 가능성에서 한발 뺐다.
또 안 원장이 애매모호한 입장을 거듭하면서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보다 진전된 입장을 제시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하지만 안 원장 측근은 "정치 참여를 포함해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은 안 원장이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대목"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안 원장은 4∙11 총선 과정에서는 정치 전선에 직접 나서지 않고 우회적으로 일부 후보를 지원하는 역할만 한 뒤 총선 후에 출마 여부를 본격적으로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원장은 이날 기부재단 운용 방향과 관련해 "재단은 사회적으로 편중돼 있던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철수재단은 이날 일자리 창출과 교육 지원, 세대간 재능기부를 재단의 중점사업 영역으로 제시했다. 안 원장은 "재단은 모든 사람이 기부자이자 수혜자가 돼 서로 도울 수 있는 가치 선순환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숙 재단 이사장은 "안 원장은 각 개인이 빚진 의식을 갖고 빚을 갚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통합사회의 요건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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