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주변이 요즘 시끌시끌하다. 비슷한 시기에 임기가 만료되는 경제단체장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 손경식 회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 이희범 회장은 자연스럽게 연임이 확정되는 분위기지만, 사공일 무역협회장은 만만치 않은 반대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무역인들의 친목모임이자 무역협회 회원사의 80%를 차지하는 전국무역인연합(전무련)은 6일 성명서를 내고 '무역협회 회장은 무역업계 출신 인사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공 회장에 대한 연임반대를 공식화했다. 전무련은 "역대 16명의 회장 가운데 정작 무역업계 출신 회장은 3명에 불과했다"며 "정권의 눈치나 보는 퇴직 관료 낙하산 회장은 더 이상 무역업계를 대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공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2010년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의 주역. 하지만 무역인들은 바로 이 부분을 문제삼고 나섰다. 전무련은 사공 회장에 대해 "취임 초부터 G20 준비위원장을 맡아 3년 임기의 절반이 넘는 기간을 G20 준비에 매달리는 사이, 무역협회 본연의 업무인 무역 현장의 애로에 대한 점검과 지원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날 서울시내 모처에서 긴급대표자 회의를 가진 전무련은 6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앞에서 연임 반대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측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 전무련의 입장이 전체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정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아직 연임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업계 스스로도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권 초 사공 회장이 힘이 있을 때는 별 말이 없다가 이명박 정부의 힘이 빠지니까 사공 회장을 흔들어댄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공 회장은 10일 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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