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되어 왔다. 전국민(2011년 휴대폰 누적 가입자 5,330만명)을 대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다, 진입장벽이 높고 경기영향도 덜 타는 업종 특성 때문이었다. 그런 이동통신업계에 지금 '마이너스 성장'주의보가 내려졌다.
6일 이동통신 3사의 실적집계가 끝난 결과, 작년 ▦SK텔레콤은 2조1,350억원 ▦KT는 1조9,573억원 ▦LG유플러스는 2,8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절대금액으론 작은 이익이 아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모두 6.3%, 4,5%, 56.4%씩 하락한 수치. SK텔레콤은 2006년부터 6년 연속 내리막길이고, KT도 2009년 이후 2년 만에 영업이익이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LG유플러스도 반토막이 났다.
통신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실적지표에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 있는데, 이를 보면 이동통신업체들의 실적 하락세는 더욱 선명해진다. 2009에서 2011년 사이 각 사의 ARPU는 ▦SK텔레콤의 경우 3만6,754원에서 3만3,175원 ▦KT는 3만1,490원에서 2만8,826원 ▦LG유플러스는 2만7,637원에서 2만5,641원으로 각각 내려 앉았다. ARPU가 감소한다는 것은 가입자가 그 만큼 가장 기본적 기능(음성통화)를 줄인다는 것으로, 이동통신 업체들의 입장에선 비즈니스 기반 자체가 약해진다는 뜻이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도 중요하지만 ARPU가 감소한다는 것은 사업성에 심각한 위기감이 찾아오고 있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결합상품 증가와 기본료인하 및 초당 요금제 등이 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 여기에 최근 3세대(3G)에서 4세대(4G)로 넘어가면서 마케팅 비용 상승과 투자비가 늘어난 것도 이동통신 업체들의 실적 하락을 부추겼다.
전망도 어둡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용된 기본료(1,000원) 인하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 3사가 올해 기본료 인하로 받게 될 매출 규모는 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에는 총선과 대선이 예정돼 있어, 휴대폰 요금 인하 압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양대 선거와 롱텀에볼루션(LTE) 경쟁의 본격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 업체들의 실적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라고 내다봤다.
■ ARPU
이동통신가입자 한 사람이 내는 월평균 매출액. 음성통화와 데이터통화료가 합쳐진 금액이며, 다른 부가서비스요금은 제외된다. 가입비도 빠진다. 가장 기본적 기능이기 때문에 통신사 수익구조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