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열리는 9일이 '포스트 김승유' 개막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래 실적 결산을 위한 날이지만, 후계구도에 관여하는 인사들이 이달 말 열리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최종 후보군을 넘기기 전 마지막으로 모이는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6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9일 하나금융지주 정례이사회가 열린다. 김승유 회장과 김종열 사장, 윤용로 부회장뿐 아니라,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군 리스트를 만들고 있는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 소속 사외이사 4명도 참석한다. 차기 회장 논의에 관여하는 핵심 인물들이 모두 모이는 셈이다.
한 사외이사는 "퇴진 의사를 밝힌 김 회장이 그간 (연임 쪽으로)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김 회장이 연임해주길 바라는 경발위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는 이번 이사회가 후계구도를 확정하는 자리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듯 "주주총회가 다음달 23일이어서 이달 말까지만 회추위에서 후임을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당장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발위는 김 회장 설득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후임 회장 후보를 2, 3명으로 추려놓은 상태다. 금융권에선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1991년 하나은행 창립 멤버인데다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노조와 정치권 등에서도 정서적 거부감이 적다는 게 강점이다. 윤용로 부회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하나금융에 별다른 지분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옛 재무부 관료 출신도 일부 거론되고 있지만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 시각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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